(2018년 회고) 2018년을 시작하면서 슬로우스테디클럽 2호점 서울숲을 런칭했습니다. 부동산 관련 좋지 않은 사건을 겪어서 새로운 방법으로 2호점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부동산을 거치지 않고 공간을 찾고 계약서만 부동산에서 작성하는 방식이었는데, 감사하게도 건물을 가지고 있는 몇몇 분들이 연락을 주셨고, 그 중에서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컨디션이였던 서울숲을 오픈할 수 있었는데요. 계약을 하고 준비하고 있던 2017년 당시 서울숲에는 지금처럼 카페나 레스토랑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곳에 숍을 오픈한다고 했을 때 긍정적인 의견보다는 부정적인 의견들이 압도적으로 많았었죠.
하지만, 지금 그 동네가 유행이고 아니고는 중요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떠한 생각과 정신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이것을 준비하고 있느냐는 것이였죠. 반대의 의견이 많은 만큼 더욱 잘 해야겠다는 의지 또한 더 생겼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게 삼청점보다 더 넓은 공간에서 숍을 할 수 있었고, 오픈 당시에 카페는 왜 하지 않았냐는 질문들이 많았었는데 그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커피를 잘 하고 있는 곳이 있었기 때문이죠. 무엇을 시작할 때 주변과의 조합을 잘 체크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경쟁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화합할지를 고민하고, 오히려 포기할 부분들은 과감하게 포기하고 본질적인 부분에 집중하려 할 뿐이죠. 그렇게 2018년은 슬로우스테디클럽 서울숲을 오픈하고 안정화하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기억에 남는 이벤트는 2년을 주기로 열리는 OLIVE IN PEACE(올리브인피스)를 도쿄에서 개최한 것인데요. 아직까지도 그때 느꼈던 즐거운 기억들이 머릿속에 생생합니다. 사실 이런 이벤트를 한다는 것은 몸과 마음이 매우 힘듭니다. 타국에서 개최해야 하는 부담감과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는 압박감 그리고 이벤트를 준비하기 위한 제품 준비부터 현지에서 해야 하는 세팅들 모두 쉽지 않은 것들이죠. 단순히 사진으로 담겨있는, 세팅이 끝이 나고 그 안에서 즐기는 모습을 봤을 때는 부러운 장면일 수도 있지만 말이죠. 그런 부분들을 넘어서는 어떤 의미와 감사함을 느끼는 것이 사실 자기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것과 매우 연결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에게 이런 말을 많이 하기도 하고 물어보기도 하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그것을 꾸준히 성장시킬 수 있는 비결이 뭔지 말이죠. 사실 비결은 정말 모두 알고 있는 진부하다고 느낄 만한 것이에요. 그리고 반대로 포기하고 있는 것들도 많죠. 하지만 이런 선택을 하여 생기는, 자기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에 감사함을 느끼는 것 뿐입니다. 그것은 2018년도의 어느 날이 될 수도 있고 오늘과 같은 현재가 될 수도 있겠죠. 지금 현재 어떠한 좋고 좋지 않은 일들이 일어나도 그것에 감사할 줄 아는 것이 행복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화가 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화를 내어 에너지를 쓰기보다는 그 안에 본질을 찾는 것에 힘을 더 쓰는 게 아닐까 싶네요. 뭐든지 좋을 순 없습니다. 다만 그것조차 좋아하거나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을 뿐이죠. 반대로 좋은 일에는 그것이 반복될 수 있도록 그 또한 그 순간에 심취하지 않고 이런 행운이 나에게 온 이유는 뭔지 고민하죠. 그래서 사실 좋아도 좋아 보이지 않는단 말을 종종 듣는데, 좋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 이유를 생각하고 있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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