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단벌신사(Lonely Gentleman in His Only Suit)는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소개하는 연재물로, 원덕현 디렉터가 직접 단벌 착장을 입고 평상시에 좋아하는 공간 혹은 가고 싶었던 공간을 찾아갑니다. 카테고리와 지역, 인물 등 상관없이 골고루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휴재한지 1년이 조금 넘어서 다시 돌아온 <고독한 단벌 신사>의 시작을 알리고자 합니다. 재시작인 만큼 좀 더 잘하고 싶은 마음으로 체중 감량과 함께 영상으로 특별판을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시작하는 제24화 고독한 단벌 신사에서 방문한 곳은 서울 종로구 옥인동에 위치한 차실 이이엄(EEUM)입니다. 이 공간은 '여유'라는 단어를 몸소 이해할 수 있는 곳이었는데요. 가까운 도심 속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이런저런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긴 호흡의 영상을 편하게 시청해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이엄 日用美 而已广
이이엄은 공예품 수집가 주명희 대표가 운영하는 공간입니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이 공간은 차 문화를 소개하며, 각국의 다양한 차를 다과와 함께 즐길 수 있다. 꾸준히 선보이는 국내외 작가들과의 유기적인 협업으로 완성한 공예품을 전시합니다. 다채롭게 구성된 워크숍 프로그램 등을 경험할 수 있는 종합 문화 공간입니다.
고단신 : 이이엄이라는 이름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나요?
이이엄 주명희 대표 (이하, 주명희) : 옥인동에 조선 후기 한 18세기 이후부터 장혼이라는 분이 이미 여기에 살고 계셨고, 그분의 집 이름이었습니다. 근데중인이어서 나는 이런 집에 살고 싶다.고 쓰인 긴 글을 보면 그분이 좀 가난했던 것 같아요. 그분 이름인이이라는 이름이 별뜻은 없었으나, 그 글을 통해서 그냥 나답게 사는 집을 의미하고자 했습니다.
고단신 : 이 공간에서 운영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시나요?
주명희 : 이곳을 본 첫날 계약을 했어요. 제가 생각하고 상상했던 공간으로 여기서 시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기에 있을 때 제가 행복한 기분 제가 있고 싶은 공간을 만났다고 생각해요.
에필로그
이 일을 시작한 지도 만 10년이 넘어 어느덧 12년 차가 되었습니다. 그 기간 동안 한시라도 마음 놓고 쉬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지나온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뭐 하나 쉬웠던 것도 없었던 것 같고요. 돌이켜보면 그 지나온 시간 동안 어쩌면 휴식을 취하는 법을 완전히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때로는 무섭기도 합니다.
오히려, 가끔 여유가 생길 때면 어딘가 모르게 어색합니다. 몸 둘 바를 모르겠고 불안한 느낌이랄까? 내가 이런 호사를 누려도 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에게 '휴식'이라는 분야는 초보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시작한 <고독한 단벌 신사>를 촬영하면서 깨달은 것은 어쩌면 이것이 나에게 몇 안되는 마음의 휴식처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번에 다시 <고독한 단벌신사>를 시작하게 되어서 좋고,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그럼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고독한 단벌신사는 콘텐츠 촬영을 빌미로 음식 혹은 제품의 무료 제공을 원하거나 금전적 대가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느낀 점을 좀 더 자유롭게 쓰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고, 더 중요한 것은 저희는 홍보 파급력이 기대 이하이거나 없습니다. 귀찮게 찾아가서 요청하였으나 좋게 생각해주시고 승낙해주신 모든 업체분들께 항상 감사합니다.